📌 봄은 오고 꽃은 핀다
모든 만물의 생애에는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시기가 있다. 나비가 알에서 태어나 애벌레와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자라는 것처럼, 식물이 씨앗에서부터 싹을 틔워 생장하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처럼. 각자 필요한 시기를 겪으며 살아간다.
인생 또한 다를 바 없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각자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시기’가 있다. 대학을 다닐 시기, 군복무를 할 시기, 취업을 준비할 할 시기, 시험을 준비할 시기 …
나는 지금 ‘성장할 시기’에 놓여있다. 이는 바람이 강하게 부는 추운 겨울, 눈이 소복이 쌓인 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과 같다. 춥고, 외롭고, 끝나기만을 바라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끝이 나는 것은 아니다. 추위와 바람을 이겨내며 올라가야 하는 사람은 결국 내 자신이다.
가끔은 ‘내가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산 정상을 올려다본다. 언젠가 정상 위에 올라갈 거라고, 그런 내가 될 것이라고 다짐한다.
너무나도 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하루 종일 책만 읽어보고 싶고, 일렉기타도 배워보고 싶고, 그림도 배워보고 싶고, 작곡도 배워보고 싶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고, 나와 내 주변 사람을 지키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태어난 김에 사는 것이 아니라, 태어났으니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며 살고 싶다. 이게 내가 산을 오르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기 위해.
생명력이 넘쳐나는 여름에 비하면 겨울의 산만큼 잔혹한 것은 없다. 차갑고 고요하다. 겨울에 산에 오면 너무 조용한 나머지, 이 산에 살아있는 생명체는 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눈 위에 찍혀있는 어떤 동물의 발자국처럼,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모든 생명체에게 겨울은 살아남기 위한 과제이다. 나 또한 다를 바 없다. 살아남는 것을 넘어 더 높은 산을 등반하기 위한 성장이다.
결국 겨울이 지나 봄이 올 것이다. 새 생명이 싹을 틔우며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 봄꽃의 향을 맡으며 산을 오르고 있을 것이다. 잔혹하고 추운 겨울을 지나 생명의 숨이 느껴지는 따뜻한 봄이 나에게 올 것이다. 결국 봄은 오고 꽃은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