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이상하다. ‘집’이라는 단어를 보고 한참 생각하다 ‘집’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을 마치고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보았다. 집은 물리적 형태의 은신처나 건물을 뜻한다. 사전의 정의와는 다르게 내가 떠올린 집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집이 무엇인지는 당연히 알고 있지만 사전의 딱딱한 분위기를 떠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집’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사람들은 저마다의 집을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집에서 생활하며 집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집에서 하루를 끝마친다. 그만큼 우리 삶에 있어서 집은 매우 중요하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각자의 삶은 다르기에 각자가 생각하는 집의 상징적인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했다.
집을 가고 싶다고 떼쓰는 어린 아이에게 집은 휴식과 안정을 의미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에게 집은 재력의 상징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터에 남겨진 군인은 집을 생각하며 따듯한 가족들이 생각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집에 특별한 추억이 있는 사람에게는 회상의 매개체로서 과거를 떠올리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집은 무엇을 상징할까? 나에게 집은 ‘나 자신’을 상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환경이 나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동네, 내가 일하는 직장,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가 생활하는 집이 곧 나를 만든다. 그중 집은 가장 밀접한 환경이며, 나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집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양키 캔들을 피우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두는 것은 나를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치게 만든다. 반대로 집에 옷을 여기저기 걸어두고 청소도 오랫동안 안 한 상태로 나에게 필요한 것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집은 내 의욕을 꺾게 만든다.
그래서 집은 곧 나 자신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집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생각해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